일상로그 EP.01 스위스에서 코로나 PCR 검사받기 (비용 40만원)

때는 바야흐로 작년 4월 즈음

(오래되어서 정확하게 기억도 안 난다 ㅜㅠ)

스위스에서는 락다운 되어서, 한창 자택근무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때는 정말, 필수적인 일 아니면 모두 강제적으로 자택근무를 하게 했을 때라서,

다들 집에 머무르면서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들만 하고 있을 때였다.

정말 소수만 따로 신청서를 제출해서, 일하는 곳에 갈 수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나였다. 

따로 관리해야하는 비싼 세포가 있어서, 일주일에 2-3번은 세포 밥 주러 잠시 한 1시간? 다녀와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그냥 안 하고 나중에 새로운 세포 샀어도 됐었지만,

그때는 당장 써야 할 수도 있었으니까, 계속 회사에 다녀왔었었다.

 

그렇게 한창 잘 다니다가,

열이 나기 시작하는 거다. 오마이갓.

설마 설마 하며 집에서 쉬는데, 갑자기 밤부터 열감이 많이 느껴졌다. 

아, 내가 지금 집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주기적으로 밖에 나가긴 나가야 하는데,

나 코로나 걸린 건 아닐까? 내가 퍼트리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ㅋㅋ

결국은 야밤에 (한 밤 10시쯤 나갔었던 것 같다) 코로나 PCR 검사받으러 갔다. 

안 그래도 며칠 전부터, 스위스 공식 헬스 관련 사이트 FOPH (www.bag.admin.ch)에

증상이 없어도 무료로 PCR 검사할 수 있다고 했기에, (원래는 160 CHF, 18만원? 정도)

어차피 무료인 거, 확실히 하기 위해, 내 맘 편하자고 검사받으러 갔다. 

 

집에서 클라인 바젤 대학병원 옆 성당 건물 (PCR 검사 장소)까지 걸어갔다. 

정말 길에 사람 거의 아무도 없었다. 아무래도 락다운 할 때여서...

야밤에 가서 그런지, 대기줄은 없이 바로 검사받을 수 있었다. 

신원정보 알려주고, 건강보험 카드 보여주고, 열 체크하고 (발열감은 느꼈지만 열은 없었던 듯 ㅜㅠ ㅋㅋ)

바로 검사했다. 

 

처음 든 생각은, 

영상이나 뉴스 보면, 한국은 드라이브 검사, 워크 스루 검사도 하고, 검체 채취하시는 분들은 다 완전 무장하고 계셨는데,

여기는 그냥 덴탈 마스크 쓴 게 다였다. 

검사 장소였던 성당 건물 자체도 실내였는데,

여기는 환기는 잘 되는 걸까, 괜히 검사받으러 왔다가 되레 코로나 얻어가는 건 아닌가,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받는 검사.

목에서 먼저 스왑 하고, 그다음 노즈 스왑 했는데,

굉장히 젠틀하게 해 주셔서, 아프지는 않았다. 

줄도 없었고, 시간도 별로 안 걸리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인가 다다음날인가)

결과 음성이라고 문자 받았다. ㅋㅋㅋ

얼마나 다행이던지,

안심하며 회사 다닐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문자 받고 발열감은 싹 다 없어졌다고 한다.... 쿨럭....

이 시절 유행한 코로나 상상병이었던듯하다. 

 

그리고, 몇 달 뒤,

날벼락같은 소식이 찾아왔다. 

코로나 PCR 검사 비용이 우편물로 청구되었다ㅋㅋㅋㅋㅋㅋ

자그마치 380 CHF, 무려 40만원이다 ㅜㅠ

병원에도 연락하고, 보험사에도 연락하고,

나 그때 분명 공식 홈페이지에서 PCR 검사비용 160 CHF였던 게 무료로 바뀌어서 검사받으러 간 거다,

나름 문의 및 주장ㅋㅋ 을 해봤지만, 무료 아니었더란다 ㅜㅠ

어떡하나, 낼 수밖에...

내 피 같은 40만원 고스란히 지불했다 ㅜㅠ

 

그때 고지서 기억하기도 싫어서, 비용 지불하고 다 찢어버렸다 ㅋㅋㅋ 사진도 없다...

뭐, 검사 키트 160 CHF에, 검사 인력 비용 등등 이것저것 플러스되었었던 듯하다. 

하... 여기는 진짜 병원 가기 무섭다. 

건강보험 매달 40만원씩 내면 뭐하나, 혜택 보는 거 진짜 1도 없다. 

저번에 손가락 삐어서, 혹시 몰라서 병원 갔는데,

괜찮은 거 같다고 해서 다른 검사는 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검사하려면 몇 주 기다려야 한단다 ㅋㅋ)

그냥 젤로 된 파스 같은 거 처방받고, 5분 상담에, 9만원 냈다 ㅋㅋㅋㅋㅋ

그지 같음 ㅜㅠ

 

무튼,

2021년 2월 스위스는 아직까지도 유증상자, 확진자 밀접접촉자만 검사비용 무료란다....

그러니 누가 검사받으러 가나.... 40만원 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