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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한국 여행기 EP.01 스위스에서 독일 경유 입국기 (코로나 검사 + 자가격리 시작)

너무 많이 남은 휴가

스위스에서 1년에 주어지는 휴가는 25일, 올해 코로나 때문에, 휴가를 써야 하는 만큼 쓰지 못했다. 

4월 락다운 들어갈 때 (잘 기억은 안 나지만, 2-3달 자택근무 했었음),

보스가 5일은 자체적으로 휴가를 쓰기로 모든 직장 동료들에게 권장(권장이라고 쓰고, 반강제로 읽는다, 이해가 되기에 불만은 없었음), 그때 당시 5일 휴가 썼고,

여름에 한창 코로나가 잦아들어갔을 때쯤 5일 휴가를 썼다. 

남은 휴가 일수가 15일.

계약서에 1년에 한번은 정신건강상의 이유로 2주 이상의 장기휴가를 반드시 가야 한다고 명시되어있고,

나는 이를 이행하지 못한채 한 해가 마무리되어가고 있었다. 

행정원으로부터, 남은 휴가를 다 쓰라는 권고(라고 쓰고 명령이라 읽는다)가 들어왔다. 

 

 

한국행 결정

스위스에 남아봤자, 한창 코로나가 심해지고 있던 터라, 

휴가를 쓴다고 해도 딱히 할 것도 없었고,

한국에 가면 2주 자가격리를 해야했지만,

어차피 남은 휴가 15일이 3주는 되었고, 크리스마스, 신년 휴일도 있으므로, 

+ 그리고 연말에는 일에 집중이 잘 안되기도 하고

+ 가족들 못 본 지 1년이 넘어가고

+ 한국 떠난 지 2년이 훌쩍 넘어갔고

여차여차해서 이참에 한국에 들어가서 남은 휴가 다 쓰고 오기로 결정했다. 

 

 

독일 경유

코로나 때문에 항공편이 많지가 않아, 한국에 갈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어차피 스위스에서 한국 직행 항공편은 없기 때문에, 경유를 해야 하긴 해야 하는데,

한창 코로나 심한 프랑스나 영국을 경유하고 싶진 않기도 했고,

+ 코로나 때문에, 경유보다는 직항이, 외항사보다는 국적기가 나을 것 같기도 했고,

+ 항공사 티어 등급 유지 조건도 채울 겸

프랑크푸르트 출발 대한항공 직항 티켓을 구매했다. 

프랑크푸르트까지는 직행 기차를 타기로 했고, 바젤에서는 2시간 반 정도 걸린다. 

(1시간 반 걸리는 취리히 공항이랑 도찐개찐, 그리고 항공권은 프푸가 훨씬 저렴하다.)

 

한국인이 독일 경유를 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 최종 목적지까지의 직항노선이 없어야 함.

2. EU 혹은 쉥겐 지역의 유효한 비자/거주 허가증 있어야 함.

3. 경유시간이 불필요하게 길지 않아야 함. (최종 목적지까지의 티켓이 따로 있어야 함)

스위스는 한국 직항노선 없고, 나는 스위스 거주허가증 있고, 기차 티켓은 항공기 출도착 3시간 이내로 끊었기에,

세 가지 조건 모두 만족해서, 바로 OK.

코로나 때문에 어디 이동하려면 이것저것 알아봐야 한다, 이것도 진짜 계속 바뀌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출발

한국 들어가기 몇 주 전부터,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부모님과 가족을 만날 것이기에 더욱더!

어차피 마스크를 벗고 얘기하는 유일한 시간은 직장동료들과 점심 먹을 때뿐인데,

최근 들어 직장 내 식당이 수요 감소로 문을 닫았기에, 점심도 집에 와서 혼자 따로 먹었고,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사람과 접촉한 경우는 거의 한 달 이상 없었던 듯하다. 

 

무튼, 한국 가는 디데이,

바젤에서 프랑크푸르트 공항행 기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다. 

편도 35유로 정도 했었던 거 같은데, 이등석이랑 일등석이랑 10유로밖에 차이 안나길래, 일등석 타고 갔다.

사람은 별로 없었다. 

스위스에서 독일 입국 시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도 하고, 한국인 기준, 독일 경유 조건이 까다로워서,

기차 탈 때 이것저것 검사할 줄 예상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당황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인천공항이 그렇게 텅텅 비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해서, 나는 텅텅 빈 공항을 상상하며 갔지만,

막상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굉장히 붐볐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이번에 처음 간 거라, 원래는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예상보다는 훨씬 사람들로 북적였다.

수속할 때는 체온 측정 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중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만 방호복 입은 직원들이 있었고, 그 외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던 것 같다.  

 

 

 

비행기 탑승

체크인 후, 보안 검색하고, 출국 심사하고 (왜 여권에 도장 안 찍어주지? 원래 독일은 안 찍어주려나),

시간이 되어 비행기 탑승을 했다.

한 열에 9자리 중 1명 정도나 탑승하려나 했는데, 그래도 한 열에 4-5명은 되었던 거 같다.

그래도, 3자리 혼자서 다 차지하고 비행기 탑승한 적은 태어나서 처음인 듯하다. 덕분에 편하게 왔다. 

기내식으로 비빔밥 먹었는데, 내가 코로나 걸려서 미각 잃었나 싶을 정도로 맛없었다.

그래도 배고파서 남김없이 다 먹었다.

 

 

 

한국 도착

영화 두 편 보고, 편하게 누워서 자다 보니까, 금방 왔다.

도착해서는, 그냥 공항 직원 및 공무원분들이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저것 적어야 할 것 작성하고, 앱 다운로드하여서 확인하고, 교통편 신청하면 정신없는 시간이 다 지나간다. 

딱히 특별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웬만하면 공항에서 코로나 테스트하고 싶었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는 안 되었던 것 같다. 

제공받은 버스를 타고 중간 경유지까지 가고, 중간 경유지부터 우리 집까지는 응급차를 타고 갔다. 

응급차가 왔을 때 엄청 당황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너무 세금낭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집에 도착했다.

부모님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바로 방으로 직행, 따로 화장실이 딸린 방에서 2주 동안의 자가격리 시작!!

 

 

 

코로나 검사 및 물품 도착

다음날 코로나 검사받으러 갔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나름 위아래 내복 입고, 두꺼운 양말 신고, 목도리 하고, 두꺼운 패딩 입고 갔는데도,

우와, 발가락 떨어지는 줄 알았다, 한국 지금 너무너무 춥다.

코로나 검사하면서, 일회용 온도계와 마스크를 포함한 물품을 받았다. 

우와, 일회용 온도계라니, 정말 과학기술 많이 발전했다!

 

그다음 날 음성 결과를 받았다. 일단 다행이다.

자가 격리하면서 먹을 수 있는 식량들도 배달이 왔다. 어머니가 준비해주셔서 잘 먹고 있는 중!

계속 자가 격리하고 있는 중이고, 지금은 남는 시간 동안 처음으로 블로그 시작했다. ㅋㅋ

어서 자가격리 끝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