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처럼 유럽에서 스키 스노보드 타보기
프랑스 샤모니(Chamonix) 근교 레주쉬(Les Houches) 스키 리조트
샤모니-몽블랑 스키 지역에 포함되는 스키 리조트 중 하나로, 샤모니 바로 옆 마을에 위치해 있다.
몽블랑(Mont Blanc)을 보며 스키 스노보드를 탈 수 있는 곳!!
프랑스에 위치해있지만, 어차피 스위스 바로 옆동네이므로 ㅋㅋ 스위스 카테고리에 넣었다.
유럽에서의 첫 스노보드 여행
제네바에 사는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스키타러 가자고.
스키장 가본 지가 벌써 몇 년이더라,
원래는 매년 한 두 번씩은 스키나 스노보드 타러 갔었는데,
스위스 나오기 직전 2-3년? 동안은 어찌 된 일인지 딱히 갈 기회가 없었다.
해가 갈수록 추운 날씨에서 하는 스포츠가 체력적으로도 힘들기 시작해서ㅠ ㅋㅋ
그래서 주변에 적극적으로 가자고 하지도 않았었고.
잠깐 고민했지만, 그래도 유럽에서 스키장 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싶어서, 오케이 했다.
행선지는 몽블랑을 볼 수 있는 샤모니 근처 레주쉬.
친구가 에어비엔비 숙소, 스키 렌탈장비 예약 등 다 해놓아서, 나는 스키복만 챙겨서 몸만 달랑 갔다.
금요일 휴가 내고, 아침 일찍 제네바로 출발.
제네바에서 친구 만나, 미리 렌트해놓은 차를 타고 레주쉬로 향했다.
안시(Annecy)
원래 차로 1시간 반 정도의 거리인데,
중간에 (조금 돌아가긴 하지만) 안시라는 예쁜 마을이 있다길래, 그곳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호숫가 아기자기한 마을 안시에 도착했다. 스위스 알프스 마을이라는 또 다른 느낌.
눈 덮인 알프스를 배경으로, 잔잔한 호수가 눈에 들어왔을 때 탄성이 절로 나왔다. 우와.
호수가 충분히 맑고 얕아서인지, 에메랄드빛이 꼭 동남아 열대 바다 같았다.
나에게 이 풍경은 굉장히 이국적으로 다가왔다.
여름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꼭 다시 와야지.
올드타운이랑 안시 성? 이랑 가볍게 산책하면서 둘러보고, 점심 식사하고, 후식도 하나 먹고,
(역시 프랑스가 음식도 후식도 훨씬 맛있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
다시 레주쉬를 향해 떠났다.
레주쉬
점점 깊은 산골짜기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어느새 레주쉬에 도착했다.
양쪽이 높은 산맥들로 둘러싸여 있고 계곡을 따라 도로와 마을들이 줄지어 있는 것 같았다. 온통 흰 눈으로 덮여있었다.
숙소에 체크인하고, 보드 장비 빌리고 하다 보니, 벌써 해가 져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산골짜기라서 해가 엄청 일찍 진다.
산 끝자락에 노을이 걸치면서 금빛으로 물들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장 봐온 재료들로 저녁을 해 먹고, 오랜만에 얘기도 하다가, 다음날을 위해서 일찍 잤다.
레주쉬 스키 리조트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곤돌라 탑승장으로 향했다.
리프트권을 구매하고 (40유로 정도 줬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스위스보다 확실히 저렴했다.)
드디어 스노보드를 타러 곤돌라에 탑승했다.
레주쉬는 내가 가본 스키장중에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그래도 한국 웬만한 스키장보다는 큰 거 같은 느낌?)
트리 라인 아래라서, 나무들도 많고, 내가 가봤던 스키장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었다.
(트리 라인 위로, 나무 하나 없는 설원에서 타는 거랑 느낌이 달랐다. 좀 더 나무들 사이로 숲길에서 타는 낌??)
유럽에서 첫 스노보딩
우리는 Bellevue에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다. 그다음에 슬로프가 많은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타기로 했다.
곤돌라에서 내려서, 보드를 신고 출발하려고 경치를 보는데, 아뿔싸.
위에 슬로프 맵에서 보이는 것처럼, bellevue에 가면, 오른쪽으로 가는 슬로프가, 릿지를 따라서 있다.
보통 계곡 쪽으로 내려오는 슬로프와는 다르게,
릿지를 따라 있는 슬로프는, 양쪽이 낭떠러지, 시야도 너무 좋다, 너무 다 잘 보여서 너무 무서웠다.
스노보드 탄지 오래되어서, 아직 감각도 없는데, 나 여기서 한 번이라도 잘못 걸려서 넘어지면 끝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벌벌 떨면서 갔다.
그다음에 Prarion 쪽으로 이동해서, 블루 슬로프 위주로 탔다.
유럽의 잘 정돈되지 않은 야생 날것의 슬로프 첫 경험이 시작되었다.
평지도 나오고, 나 스노보드 타는데, 오르막도 나오고 ㅋㅋ
슬로프는 좁고, 가파르고, 안전펜스 없고,
오랜만에 탔더니, 겁만 많아졌고, 감도 안 돌아오고 ㅋㅋ
속으로 울면서 탔는데, 그 와중에 보이는 풍경은 왜 이렇게 멋있고 아름답던지 ㅋㅋ
그래도 재미있게 타고 잘 마무리했고, 이 기회를 통해서 다시 겨울에 스노보드를 타러 다니기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다음날에도 스노보드를 타는 것이었지만,
오랜만의 스키 스노보드를 탄 탓에 다들 몸이 찌뿌둥하고, 일행 중에 스키 안타는 분이 계셔서,
이번은 하루로 만족하기로 하고, 나머지 시간은 샤모니 마을 구경을 하고 제네바로 돌아왔다.
후일담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간 탓에, 직장 동료들이 휴가 잘 다녀왔냐고 물어봤다.
샤모니 근처로 스노보드 타러 다녀왔다니까, 벨기에 출신 친구가 어디냐고 묻길래,
나: 나 발음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는데, 레주쉬?
친구: 아, 레주쉬!
나: 응, 레주쉬, 발음 이거 맞아?
친구: 응 레주쉬!
나: 레주쉬!
친구: 아니아니, 레주쉬, 주! 주! 주!
나: 레주쉬?
친구: 아니 아니, 주 소리 낼 때 혀를 입천장에 데지 말고, 뗀 상태로 발음해, 레주쉬! 주!
나: 아항, 레주쉬!
친구: 굳굳
그렇다, 레주쉬 발음할 때, 주는 혀를 입천장에 대지 말고 띄운 상태로 소리를 내야 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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