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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스키 & 스노보드

스위스 스키/스노보드 EP.09 로이커바트 (Leukerbad)

현지인들처럼 스위스에서 스키 & 스노보드 타보기

로이커바트 (Leukerbad) 

발레칸톤 작은 온천마을인 로이커바트,

많은 사람들이 스위스에 오면, 알프스를 바라보며 온천하는 곳으로 로이커바트를 많이 찾는다. 

하지만 온천뿐만이 아니라, 이 곳에서 스키 스노보드를 즐길 수도 있다. 

중급 규모의 스키장이 로이커바트 오른편 산 위에 조성이 되어있다. 

왼편으로는 갬미패스도 있어서, 

마을 규모는 작지만, 즐길 액티비티가 꽤 많아, 며칠 머물러도 좋을 곳이다. 

 

 

주말 당일치기 스노보드 타러 로이커바트 가기

친구가 토요일에 당일치기로 스노보드 타러 로이커바트 가자고 해서, 조인하기로 했다. 

바젤에서는 편도 3시간 10분 정도 걸리고, 

피스프(Visp), 로이크(Leuk)에서 2번 환승해야 한다. (혹은 베른 포함 3번 환승)

아침 6시 출발해서 오전 9시 반쯤 도착한 듯 싶다.

로이커바트의 스키 리조트 지역 이름은 "Torrent"로,

곤돌라 탑승장인 Leukerbad (Torrentbahn)까지 버스 타거나 걸어가면 된다. (10-15분 정도??)

매직패스(Magic Pass)라고, 발레 계곡 주변으로 중급 규모의 리조트 여러 개가 모여서 만든 패스가 있는데,

시즌권 약 400프랑 정도로 (일찍 구매하면), 시즌 내내 소속 스키 리조트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로이커바트도 이 중 하나로, 친구들은 매직패스를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일일권을 곤돌라 탑승장에서 구매했다. 일일권 58프랑.

 

 

슬로프 후기

요맘때즘 시즌이, 눈이 역대급으로 안 올 때였다. 그나마 발레 칸톤에만 많이 왔을 때인데,

내가 여기 왔을 때는, 가본 스키장 중 설질은 최고였던 것 같다. 

신나서 엄청 열심히 탔다 ㅋㅋ

곤돌라 타고 올라가면, 메인 산장 (Rinderhuette 인 듯?)에 도착한다. 

여기서 블루를 타고 살짝 내려가서, 리프트를 타고 최고점까지 올라갔다. 

처음부터 준비운동 없이 냅다 블랙으로 들어간다. 

3a 블랙 타고 4번 블랙 타다가, 중간에 2번 블루로 빠져나가고, 1번 레드로 또 바꿔서 타고 내려왔다. 

 

난생처음으로 T 바를 탔는데, 

스노보더들에게는 이 T바는 공포가 아닐 수 없다 ㅋㅋ

슬로프 맵에 리프트나 곤돌라 표시를 자세히 보면, 곤돌라도 아니고 리프트도 아닌 아이콘이 하나 있다. 

뭔가를 잡고 스키 타고 올라가는 듯한 아이콘이 있는데, 이게 티바다. 

T자 모양 갈고리에 가랑이 끼우고 올라가는 식인데,

스키어들은 앉아서 갈 수 있고, 스노보더들은 한쪽 허벅지에 걸쳐서 올라간다.

문제는, 스노보드는 사용할 수 있는 엣지는 하나뿐인데, 스키처럼 폴도 없다. 

올라갈 때, 경사에 따라 속도가 빨라졌다가 그려지기도 하고, 평지 혹은 내리막이 있을 때도 있는데

중심잡기가 진짜 힘들다.

이 날 두 번 탔는데, 

첫 번째는 스키 타는 애랑 같이 타서 별 문제는 없었고, (대신 스키어랑 같이 타면 허벅지 겁나 아프다)

두 번째는 ㅋㅋ 혼자 탔는데, 중간에 엣지 잘못 걸려서 철퍼덕 넘어짐 ㅋㅋㅋㅋㅋ

근데 보더들은 넘어지는 장면 쉽게 볼 수 있다. 

유튜브에 "t bar snowboard fail"이라고 검색해보자 ㅋㅋ 웃기고 슬픈 영상 엄청 많다ㅋㅋ

 

신식 대규모 스키 리조트에서는 보기 힘들고, 

중소규모의 오래된 스키 리조트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니, 한번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하지만, 티바 말고는 다른 선택권이 없는 곳으로 스노보더 초보자들은 절대 가지 말자 ㅋㅋ

 

무튼 이 날은

7b, 9, 11, 12 레드 위주로 탔는데,

여기 슬로프들 다 널찍널찍하고, 설질 좋고, 사람 많이 없고, 정말 스키 스노보드 즐기기 좋다. 

11번 레드 타고 뒤에 6번 블랙 이어서 탔는데,

여기 블랙도 블랙 치고는 많이 어렵지 않아서 블랙 연습하기 좋은 슬로프인 것 같다. 

 

15 블랙 - 16 레드 - 17 레드 이 루트도 두 번 탔는데,

여기 또한 스노보더들한테 지옥이다. 

15번 블랙 슬로프가 블랙인 이유는, 슬로프가 가팔라서라기 보다는

슬로프가 2m 이내로 폭이 좁은 데다가, 마을로 내려가는 지그제그 길이라서, 한쪽이 낭떠러지이다. 

보더들은 완전 숏턴으로 계속 양쪽 엣지 번갈아가며 속도 조절하면서 내려가야 한다.

U턴 급의 턴도 자주 나온다. 

겁먹어서, 속도 조절 안되어서, 자의든 타의든 엄청 넘어졌다, 욕 엄청 나오긴 했는데,

실력도 같이 느는 것 같긴 했다. 그리고 익숙해지면 재밌는 루트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추천 ㅋㅋ 

 

알프스 산 보기도 좋고, 설질도 좋고, 갬미패스쪽의 독특한 암벽도 정말 멋있는 곳이다. 

겨울에 온천하러 로이커바트에 간다면, 스키 스노보드도 꼭 시도해보길 추천한다!!